서천 장포리 갯벌
뜻하지 않게 오후에 휴가를 내게 되었고, 이유가 있어 고향으로 가기로 했다.
가기 전에 고향에 물이 많이 빠진다고 하여(고향이 바닷가 근처다.) 간 김에 맛조개를 잡기로 했다.
아이들 둘 데리고 가는데, 장화와 모자가 없다. 물론 나도 없다. 고향집에 모두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몸만 출발했다.
고향집에 도착하니 다음날 물이 가장 많이 빠진다고 했다. 때마침 동생네도 있어 동생과 조카들도 함께 갯벌로 떠나기로 했다.
맛조개 잡는 소금이 따로 있단다. 처음 알았다. 서천에만 있는 것인가? 이름이 '서천염업사'네
물병에 소금을 넣고, 조개 캘 수 있는 것(?), 삽, 작살등을 준비한다.
도착한 곳은 서천의 장포리 갯벌.
도착 후 갯벌 가기 전에 간단한 과자와 막걸리를 먹는다.
아이들은 왜 자기들 음료수는 없냐고 아우성이다. 미처 생각 못했다. ㅎㅎ
물 때를 맞춰간다고는 했는데 도착해 보니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일부는 이미 끝내고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원래 계획은 물이 빠지면 빠지는 대로 쫓아가고 다시 물이 들어오면 그에 맞게 나올 생각이었는데, 도착해 보니 이미 물은 많이 빠져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서둘러 쫓아갔다. (다음엔 좀 일찍 나서야겠다.)
맛살을 뽑다 보니 금방 물이 올라왔다. 조금 늦게 출발한 탓도 있으랴.
물이 들어올 때는 소금 대신 작살을 이용했다.
맛살 구멍에 작살을 꼽고 뽑으면 맛살이 걸려 나온다.
우리집에 왜 이 작살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소금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재밌다.
다만 먹을 때 약간의 모래가 섞인다는 단점이 있다. 소금으로 하면 모래는 없다.
많이 잡은 것은 아니지만, 한 끼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사실 먹는 것도 있겠지만, 잡는 재미도 있어서 많이 잡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알았다. 삽 한자루가 없어졌다는 것을. 어딘가 바닷속에 깊이 잠들어 있을 것 같다.
갯벌에서 나온 후 추억을 남긴다.
돌아와서는 어머니가 삶아주셨다.
맛살은 맛있었고, 작살로 잡은 일부는 모래가 조금 있었다.
조개는 해감을 하지 않았다.
조개는 모래주머니(?)같은 위장만 떼어 먹으면 모래는 없었다. 급할게 먹을 때는 이것이 나은 것 같다. 해감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으니.
이번에도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