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산수유꽃 축제
주말에 갈 곳을 찾았다.
의성에서 산수유꽃 축제가 있다고 했다.
아직 꽃이 피기에는 좀 이른 시간이라 동영상을 찾아봤다. 금년 축제 날과 가장 유사한 날을 찾아보니 마침 하루 전날의 영상이 있었다. 축제 전날 어느 정도의 꽃이 피었는지는 확인하려고 간 사람의 영상이었다. 딱 내가 원하는 영상이네.
꽃은 아직 봉오리인채 만개하려면 5일 정도는 걸릴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축제가 내일인데...
그래도 하루만에 어제보다는 더 피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출발해 본다.
대전에서 의성까지는 차로 약 두 시간이 넘는다. 중간에 휴게소를 들린다면 여유 있게 두 시간 반 정도가 걸리는 것 같다.
처음 간 휴게소는 금강휴게소이다.
금강휴게소는 경부선 상행과 하행이 만나는 몇 안되는 곳이다. 무슨 말이냐면 상행 또는 하행으로 가다가 회차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몇 번 일행과 금강휴게소에서 만나 한 대의 차로 이동하고 돌아올 때 다시 금강휴게소에 들러 나는 내차로 회차가 가능했다. 자동차들의 만남의 광장이라고 할까?
의성에서 축제장으로 가는 길에 달라스 햄버거에 들렀다.
영상에서 봤는데 추천이 이유였다.
입구엔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고 표시되어 있다.
유명하다고 했는데 잘 모르겠다. 사람은 없고, 맛은 추억 속에 숨겨놨던 옛 기억들을 떠올리게 했다.
어릴 적 초등학교 끝나고 정문을 나오면 문구점 앞에 호두과자처럼 분홍색 햄버거 노점이 있었다. 이름하여 '주니어 햄버거'. (붕어빵, 잉어빵, 호두과자, 계란빵, 국화빵은 여러 곳에서 봤어도 햄버거는 이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50원으로 한 개를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냉동 패티를 꺼내 호떡 판 같은 곳에 패티를 구워주고 미리 만들어 놓은 양배추 양념 같은 것을 빵 위에 올려 마무리로 캐찹을 뿌려주셨던 것 같다. 500원이면 두 개를 먹을 수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비싸서 잘 먹지 못했다. 해마다 50원씩 올라서 졸업 때는 350원까지 올랐던 것 같은데, 그 이후에는 가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그러다가 동네에 진짜 햄버거와 돈가스를 파는 가게가 생겨났다.
'달라스 햄버거'였다.
주인아주머니가 패티를 굽고 계시길래
나 : 여기가 맛있다고 해서 대전에서 왔어요.
아주머니 : ...
아무래도 못 들으신 것 같다.
무안했다. 하지만 다행인 건 같은 공간 안에 다른 이는 없었다.
귀가 살짝 어두우신 것 같아 그 이후로는 아무 말하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여기가 더 맛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프렌치아이면 맛이 다 똑같은 것 같은데... 괜한 말을 한 것도 같다.
매장에서는 식사가 안되니 차 안에서 먹었다.
후딱 해치워 버렸다.
20여분을 더 달리면 축제장이 보인다.
행사 첫날인데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온통 마늘 밭이다. 의성이 마늘로 유명한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사진은 일부 일 뿐이다. 논과 같은 대지에 보통 벼를 심지만 여기는 그 벼 대신 마늘을 심은 것 같은 느낌? 강원도 고랭지 밭에 배추 대신 마늘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것도 한 곳이 아니라 의성 전역에 밭이란 밭에는 모두 마늘느낌이었다.
꽃들은 예상대로 대부분이 봉오리 상태였다. 오늘은 토요일. 만개는 다음 주 수요일 정도? 다음 주에는 오지 못하니 오늘 온 것이 최선이긴 했지만 내 일정에 맞춰 계절이 맞춰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전망대까지 가려고 했는데 계속 걷다 보니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지나쳤는지도 모르겠고, 일단 돌아와서 지도를 보니 전망대까지는 가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중간에 되돌아가서 다행인 것 같다. 그때 느낌은 안드로메다로 가는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긴 좀 아쉬워 주변을 찾았다. 의성은 처음이고 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주변에 빙계군립공원이 있었다. 빙혈이라는 곳이 있는데 여름에도 찬 바람이 나는 곳이란다.
출발해 보자.
입구에는 캠핑장으로 보이는 장소가 있다.
조금 더 내려오면 풍혈 및 빙혈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나온다.
좀 더 내려가면 빙계서원이 있다.
그리고 내려오는 고속도로에서 저녁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