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밥그릇에 미숫가루를 넣고 설탕을 넣고 섞는 도중에 티비서 재미있는 것이 있어서 잠시 보고 다시 미숫가루를 잘 젖고 있는데 거기서 길다란 바퀴벌레 다리가 나왔다. 순간 움찔했다. 이게 왜 여기에 있을까? 홋시 저 미숫가루 봉투에 바퀴벌레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며 그냥 다리하나 건져내고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조그마한 콜라피티병이 있어서 그곳에 종이로 깔대기를 만들고 병 입구에 대고 미숫가루를 부어댔다. 입구가 좁았는지 깔대기를 조금 더 벌리고 넣어봤으나 역시 잘 들어가지 않았다. 우여곡절 속에 간신히 가루를 다 넣고, 이제 설탕을 넣고, 뚜껑을 닫고 피티병을 위아래로 흔들어 대는데 그 안에 검은 물체가 보였다.
윽... 순간, 몇일전 먹었던 그 미숫가루 속의 길다란 다리의 주인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그 안에 있는 것들을 버렸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좀 작은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원래 미숫가루 속에 들어있던 것인지, 아니면 봉투를 개봉후 우리집에서 들어간 것인지 확실하게 알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 슈퍼에가서 따질 수도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건 지금은 절대로 그 상표의 미숫가루만은 먹고싶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바큅벌레의 상태를 보아하니 조금 바싹 여위어 있었고 저번에는 다리가 하나 떨어져 있었던 것을 보니 꽤 오래전부터 죽치고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살아있었다면 그 봉투안에서 알도 치고 있었을 텐데.. 그렇다면 그 알의 일부는 나도 먹었을거라 생각하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기분 참... 한 마디로 웩! 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