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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투데이에 대한 단상
    이야기 2010. 9. 3. 23:01
    처음 미투데이가 세상에 나오게 된 날, 나는 머지 않아 미투데이를 알게 되었다.
    그당시에는 모든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초대장이라는 것을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었다.
    초대장은 미투데이를 만든사람에서부터 시작하여 그 주변사람들을 통해 퍼저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과는 전혀 인맥이 없었고, 굳이 사용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또 아쉬운 것이 없었기 때문에 초대장이 사라지고 회원가입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을때 그때서야 바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미투데이가 생기고 나서 몇개월만의 일이다.

    사람은 비슷한 사람끼리 주변에 모인다고 했던가?
    그 당시 미투데이를 하는 사람들은 프로그래밍에 깊은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또 상당한 실력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떻게든 그들과 엮이고 싶었고, 그들의 글을 열심히 읽었다. 서울에서 일어나는 이슈들, 쎄미나, 행사, 기타 여러가지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지방에 살아 주변소식에 무감각했던 나에게 더나할 것 없는 기회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생각이나 마음만으로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는 요다나 다크베이더가 아닌 이상 그들와 함께 할 수는 없었다.  나서기 싫어하는 성격이 한몫했지만, 그들과는 먼가 거리가 있었다. 친구라는 것이 만들고 싶다고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렇기때문에 미투데이는 나 혼자만 사용하는 블로그였고, 실제로도 그렇게 사용해왔다.
    그런데 이 미투데이가 네이버로 넘어가버렸다. 무언가 상황이 바뀐 것이다.
    서비스는 점점 트위터를 닮아가더니 언젠가부터는 나와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이 나를 초대하기 시작했다.(정책을 바꾼 것 같다)
    그리고 상대방의 허락을 받지 않더라도 그들의 글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정말로 SNS 서비스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서 미투데이에 올라가는 나의 글들은 나의 독백이 아닌 누군가에 대한 외침으로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했다.
    의미없는 글들이 남발되고 나의 개인적인 독백, 사생활은 조금씩 위축되기 시작했다. 짧은 글을 주로 씀으로써 나의 글쓰기 능력도 점점 퇴화되는 느낌도 들었다.
    물론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새로운 만남과 설레임은 역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예전에 내가 썼던 형식(독백)이 조금 그리워질뿐이다.
    만남은 새로운 설레임이지만, 언젠가 이별을 동반한다.

    남에게 말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독백을 굳이 남에게 알릴 필요는 없지 않는가?
    봐도 상관은 없지만 알리고 싶은 마음도 없다. 여기 트위터 얘기를 해보자.

    나는 트위터에 매일 접속하여 유명인의 글이나 친구들의 글을 주로 본다. 내가 대전사람이어서 대전에 관한 글들도 본다.
    하지만 난 거의 글을 작성하지 않는다. 트위터는 나에게 광고같은 느낌을 주었고 의미없는 글들을 생산해 내는 정크팩토리와 같은 느낌을 주었다. 무언가 홍보하기 위해서라면 최상의 공간이며 여유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공간이다. 그곳에 올리는 나의 글들은 단발성 멘트로 끝나는 느낌이 든다. 나는 나의 글들이 일회용으로 전락되어 아무도 모르게 폐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신이 올린 트위터의 글을 모두 자기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최근 몇개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정체모를 소식을 들어서인지 모르겠다.
    그에 비하면 미투데이는 무언가 쌓여가는 느낌이다. 작년 이맘쯤에 내가 쓴 글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이다.
    트위터도 그런 것들이 가능할까?
    오늘 쓴 글은 내일의 쓰레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1년 후에는 찾을 수도 없는 자료가 되어 있겠지. 만약 그렇다면 정말 씁쓸한 일이다.

    이런 생각들을 해봤다.
    내가 핸드폰에 글을 작성하면 이 내용은 나의 블로그에 저장된다.
    미투데이나 트위터와 같은 글쓰기 제한은 없다. 왜나면 촌스럽게 문자메세지의 80바이트 길이 제한을 얘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장문문자도 지천에 널렸으며 요즘같이 스마트폰 대세에서는 문자의 길이는 쓸때없는 자원낭비라는 생각이다.
    이때 작성한 글은 나에게 쓰는 문장이니 남을 의식하거나 길이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 그저 생각하는 대로 글을 적으면 된다.
    블로그에 쌓인 이 글들은 나의 블로그 일부분에서 표시된다. 처음엔 내가 쓴글이 보이겠지만, 나중에는 내가 글을 적었을 때의 글들이 랜덤하게 보일 것이다.
    예를들어, 내가 2010년 4월 7일 글을 썼다면 이 글은 2011년 4월 아무때나 랜덤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왜 이런 짓을 하냐면 내가 작년 이맘때 썼던 글을 기억하여 그때는 내가 이러이러한 생각들을 했구나! 과거의 내 생각을 알고 싶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때? 재미있지 않겠는가? 일기를 쓰는 것도 아닌데 작년 이맘때쯤의 나의 생각을 다시 알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손을 좀 많이 보태서 이를 미투데이와 같은 서비스로 만드는 거야.
    누구나 자신의 핸드폰으로 자신에게 글을 쓰고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전송하지. 그리고 한참후에 자신의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서 확인하는 거야. 훗! 괜찮은 생각인데?

    요즘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미투데이가 점점 공개가 되다보니 남에게는 하고 싶지 않은 글들이 나오게 되고 이로 인해 서로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쓰는 편지를 위한 새로운 저장 공간을 만들어야겠다.
    언젠가 웃으며 다시 읽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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