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이어폰 사이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내모든것' 이 들린다.
몽환적인 느낌은 아니지만 약간은 그와 유사한 느낌이 나는 것이 무언가 향수를 자극한다.
노래가 좋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나왔을 무렵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내 나이 12살. 그때 아마 서태지의 나이는 19살 정도 되었던 것 같다.
나랑 7살 차이니까 지금은 서태지는 서른 38쯤 되었겠네.
내 나이 19살때 나는 무엇을 했을까?
먹자 대학에 들어가서 친구들과 엄청 술을 먹어댔지.
그래도 1학년때는 고등학교때의 실력이 있어서 중상 정도는 했었는데,
2학년 올라가면서 중위권으로 내려갔고, 복학해서 정신차리고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갔다.
누구는 19살때 문화혁명을 만들어 냈고, 나는 서른한살인 지금에도 아무것도 만들어 놓은 것이 없다.
어쩌면 이것이 평범한 삶일 수도 있겠지만, 그 무언가에 미치지 않았다는 것은 젊음에 대한 배신행위일지도 모른다.
마음이 뒤숭숭해서 집에 와서 바로 운동하고, 피아노도 치고, 책도 읽고 공부도 했다.
왠지 오늘은 집에서 이핑계 저핑계로 이불속에 누워있을 내 모습이 싫었다.
내일이면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노래하나가 퇴근 후 나의 시간할애에 영향을 줄지는 몰랐다.
노래 하나가 나를 바꾼다...
문화로 외계인의 침략를 막는다는 고전만화가 생각나네.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특히 아이돌 스타의 말로가 조금은 적날하게 표현되었던 것이 인상적.
제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