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는 바보 상자다.
남들도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도 그렇게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는 그것들과는 조금은 다르다.
남들과 다르지 않게 똑같이 TV 를 보면 생각들도 서로 같아진다.
같은 걸 보고 웃고, 같은 걸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한다.
아마도 그래서 TV 를 바보상자라고 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 바보상자는 조금 다르다.
TV 를 보지 않으면 남들과 대화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남들과 말이 통하지 않는, 홀로 바보가 된다.
지금 나의 경우가 그렇다.
마지막으로 본 드라마가 '불멸의 이순신' 이다. 그것도 매일매일 기다리면서 본 것이 아니라 생각날때 TV 를 틀어서 나오면 보고 아니면 마는 그런 식이었다.
보지 못한 것이 있더라도 다시보기를 하거나 다시 찾아보거나 하는 일도 없다.
그냥 지나친다.
그전으로 봤던 드라마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였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하면 보고 안하면 마는 그런식이었다.
마지막 부분은 거의 봤지만, 끝내 마지막화는 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역시 자료를 찾아보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냥 안봤다.
그전에 봤던 드라마는 더이상 기억이 나는 것이 없다.
그동안 재미있는 드라마가 없거나 내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했던 드라마가 없던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하얀거탑' 이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실제로 보고 싶어했지만, 결론은 한편도 보지 못했다.
이유는 그냥 귀찮아서였다.
모든 이야기는 나의 귀찮음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왜 이런 이야기가 서두에 나오는 것일까???
남들은 드라마를 보거나 최신가요를 들을때 나는 애니를 보거나 인터넷 뉴스를 본다.
최근 노래는(최소 5년전까지) 전혀 아는 것이 없고, 가수 및 탤런트의 이름 및 얼굴조차 모른다.
내 필요에 의해 귀를 막고 살아왔지만, 과연 이것이 옮은가 하는 생각이 요즘 들었다.
TV 를 바보상자라고 하지만 정말로 보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
이것은 TV 만으로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이유가 되는 이유를 모두 열거할 수는 없지만,
귀를 막아버린채 살아온 근 몇년의 이유가 귀를 열려고 해도 열기 힘든 몇년의 이유가 되어버진 지금
나도 모르는 사이 사회의 외톨이가 되어가는 것이 아니가 하는 걱정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