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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기를 써볼까?
    이야기 2007. 9. 1. 00:07
    집안의 책들을 정리하다가 일기장 3권이 발견됐다.
    최근에 쓰여진 글을 보니 2006년 5월이 마지막이다.
    아마도 그 이후에는 블로그를 하려고 했기때문에 일기를 쓰지 않은 것 같다.

    처음 일기를 쓴건 1998년 대학교 1학년때이다.
    '전태일 평전' 이라는 책을 읽고 너무 감동 받아서 그 느낌을 어디한번 적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글을 쓴 것이 일기의 시발이 됐다. 위대한 사람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젊은 나이에 노동자의 입장에서 싸우며 분신자살함으로서 사회에 메세지를 전달하는 모습에서 현재 나의 안일한 모습과 너무도 대조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군대에 있는 2년동안의 일기이다.
    군대에 있는 동안 군대에에서 일어나는 나에 관련된 이야기는 모두 일기에 적었다.
    시가 생각나면 시를 적고, 노래가사가 좋은면 노랫말을 적고, 책을 읽으면 독후감을 적었다.
    일본어를 공부할땐 아는 일본어가 나오면 그 단어로 일기를 적었다.
    통신병이었기때문에 선번, 전봇대 위치, 통신기기 다루는 법, 본부 및 지역대의 가구 위치, 단자함 위치등 모든 것을 적었다.

    군대는 또 낭만의 시간이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시적이면서 서정적으로 모든 것을 보려고 했다.
    비가 온다면 '잿빛 하늘이 구름을 몰고와서 이내 시원한 소나기를 퍼붓는다' 라든지 혹은
    춥다는 생각이 들면 '시원한 바람이 살갖을 스치고 지나가 지난 여름의 기억을 잊게 한다' 라든지 등의 말로 말이다. 참 닭살 돋우면서 유치한 발상이지만 그당시 참 재미있다고 생각하면서 일기를 썼었다.

    8년동안의 일기는 총 7권이다. 부모님이 살고 계신 집에 어머니가 숨겨둔(?) 4권의 일기장이 있고, 현재 살고 있는 자취집에 3권이 있다. 예전엔 지난 일기중 오늘과 같은 날에 무슨 일기를 적었었는지 살펴보곤 했었다.

    그럼 오늘도 살펴볼까? 여기는 3권뿐이 없어서 모든 날짜에 대해서 적을 수는 없다.
    그 내용을 잠시 적어본다.
    동일한 날짜가 없으면 그와 유사한 날짜를 적었다.

    2002년 08월 27일
    엄마가 아빠 힘드시다고 다리를 주물러 주란다. 지금도 난 싫다. 근데 그게 다른 뜻으로 들린다. 다른뜻?
    아빠도 나이가 있으니까 이젠 일이 힘드시다. 아침일찍 일어나 저녁에 늦게 들어오신다.  집에 돌아오면 반기는 건 누구인가? 나는 얼굴만 비출뿐...
    갑자기 아버지의 뒷모습이 초라해보인다.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당연한 결론인데도 불구하고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

    2003년 08월 31일
    이번달 마지막 중주연습을 마쳤다. 물론 끝난 후 뒷풀이는 잊지않고,
    내일부터가 개강이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이제 춥다고 느껴질 정도다. 이제 하나씩 무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리되어가고 있다는 기분이다.
    항집 50,000
    영찬 29,000 -> 14,000
    상은 19,000 -> O.K

    2005년 09월 1일
     실험실에 하루종일 앉아 있으니까 창밖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몇일전과 달라진건, 사라진 매미울음소리, 색이 변한 나무들, 왠지 쓸쓸해보이는 햇빛, 햇볕...
    봄에 느끼는 햇빛은 추운 몸을 녹여주는 그런 존재였는데, 지금은 슬퍼보인다니...
    가을이 되면 노을과 함께 지금의 모습은 붉게 물들어갈 것이다. 역시 왠지 모르게 슬프다.
    나도 모르는 슬픈 기억들이 있어서 일까?

    2006년 08월 28일
    - 전입신고를 하기 위해 둔산동사무소를 갔으나 갈마동사무소가 아니면 안된다는 말에 헛걸음.
    - 내게 주어진 프로젝트 시간이 얼마없다. 언제까지 이것을 끌고 갈 수는 없다. 쇼핑몰을 빨리 끝내야 한다.
    - 어제 갤러리아 백화점 8층, 그랑삐아또에서 피자를 먹었다. 배부르다.

    그리울땐 사진을 본다. 신기하게도 그 사진들은 항상 추운 겨울이다. 아직 1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오늘은 교육원의 사람들이 보고파서 사진을 바라본다.
    저녁 8시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예전에는 이 시간에도 밖은 밝았는데, 이제는 어둡다.
    시간이 흘렀고, 이제 여름도 가을을 향한 힘겨운 레이스를 끝내려 한다.
    항집이와 30분이 넘는 통화를 했다. 남자끼리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하겠지만, 정말 그렇다. 할말은 없다.
    하지만 그래도 전화를 끊지 않은 건, 서로에 대한 그리움일것이다.

    일기를 좀 적자니 적지않게 좀 창피하다. 하지만 재미있다. 나머지 4권이 지금 없어서 읽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블로그를 적으면서 개인적인 비밀일기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은 적을 수 없게 되버렸다. 그렇다고 따로 일기를 쓰는 것은 아니다. 가끔씩이지만, 정말 내 고민을 적고 싶을 때도 있다.
    예전처럼 일기를 다시 써볼까? 하지만 왠지 모르게 예전처럼 설레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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