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회사의 출퇴근 시간이 9시~6시에서 8시반~7시로 바뀌었다.
근무시간이 늘어난 것이긴 한데, 조금 일찍 출근해서 빡세게 7시까지만 일하고 야근을 하지 말자는 의도였다. 올해 6월까지만 시험적으로 해보자는 말과 함께...
그리고 6월... 시간은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예상대로 위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아니 지켜질 수 가 없었다. 출근은 일찍했지만, 매일 야근을 해야했다. 일이 줄지 않았고, 빨리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출퇴근 시간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기 위해 이 글을 쓴 것은 아니다.
요지는 지금부터다.
출근 시간이 다시 9시로 돌아왔지만, 6개월간 다닌 습관도 있고 해서 나는 출근을 일찍하는 편이다.
(요즘 주차문제도 있고 해서 되도록 회사에는 8시 전에 도착하려 한다.)
그리고는 스스로 뿌듯해 한다. 회사에 일찍 출근하는 착한 어린이라고...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 이제 서서히 한 명씩 사람들이 회사로 들어온다.
그런데 신기하다. 아직 9시가 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모여든다. (사실 오랫동안 관찰한 내용이다.)
처음에는 이 사람들도 갑자기 출근시간이 늦어져서(상대적으로) 나처럼 일찍 오는 모양이구나! 생각을 했는데, 날이 지날 수록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9시보다 일찍 왔다는 생각으로 회사에 왔는데, 이 사람들은 원래가 그렇게 출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 사람들에게는 8시반이라든지 9시라든지 이런 것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단지 시간일뿐이다. 순간 나는 급 겸손해진다.
사람들은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겠지?
너무나도 사소해서 말하는 나 조차 손발이 오르라든다.